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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에게 토론토에서 온 편지

관리자
2024-04-12

지난달의 일이다. 국제기업지배구조 네트워크(INTERNATIONAL CORPORATE GOVERNANCE NETWORK·ICGN)에서 이메일이 왔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가 지배구조부문 대상(CORPORATE GOVERNANCE EXCELLENCE AWARD) 최종 후보에 올랐으니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하는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ICGN은 매년 기업지배구조개선에 기여한 개인 또는 기관을 선정하여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기업지배구조 분야의 최고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ICGN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국제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 관련하여 자본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기관이다. 세계 각국의 연기금, 기관투자자, 투자자협회, 주주 서비스 기관 등이 회원사이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가 국제적인 상을 받게 된 것은 여성 이사 의무화를 제도화한 자본시장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2019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해 사실상 1명 이상의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내 상장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해외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으로 지배구조가 거론되는데, 여성단체가 나서서 지배구조개선을 선도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의 다양성 통계로 순위를 매긴다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상을 받을 만한 수준이 아니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앞서가는 나라들은 여성 이사 비율이 50%를 넘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상을 주는 이유는 그동안 3%에 머물러 있던 문턱을 어렵게 넘은 것에 대한 인정과 향후 더 발전하라는 격려가 포함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상장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수십년간 3%에 머물고 있었는데, 콘크리트처럼 견고하던 이 숫자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2022년 5.6%, 2023년 8.8%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여성 이사 의무화 법안을 최초 발의한 최운열 전 국회의원은 “여성 임원을 늘리는 것은 다양성 확보와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이사회의 다양성을 갖추면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게 되어,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이 강화돼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이사회가 도입된 것은 언제일까. 1998년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으로 여러 문제점이 거론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기업 거버넌스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반성론이 고개를 들었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렇듯 이사회를 도입한 배경은 바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있었지만, 아직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 이사 의무화제도 도입으로 국제적인 상을 받게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만 대상인 점이나 최소 1인이라는 가이드라인은 구색 갖추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런 한계들이 철폐되어 이사회의 다양성,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김충제 기자 (BOX509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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